칼치오 모먼트
- 블로거가 인상 깊게 본 축구 관련 사진들을 중심으로 그 속에 얽혀있는 이야깃거리들에 대해 간단히 적어보는 시간입니다.
1980년 당시, 브레멘은 쿠노 클뢰처 감독의 지휘아래 2부 리그에서 순항 중이었으나 시즌 도중 클뢰처는 빙판길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갈비뼈 골절과 뇌진탕 등의 심각한 부상을 입었고 이로 인해 감독직을 내려놓는다.
그렇게 루디 아사오어가 임시감독으로서 브레멘을 이끌게 되었지만 브레멘은 이러한 악재들을 이겨내고 30승 8무 4패를 기록하며 2부 리그 역대 최다 승점을 쌓고 승격했다.
승격 후에 브레멘은 오토 레하겔을 감독으로 선임했다. 레하겔 부임 이후 브레멘의 축구는 더 거칠어졌는데
부임 초반, 레하겔의 축구가 아직 더듬어지지 않았을 때에 치러진 1981-82시즌 분데스리가 2 라운드 아르미니아 빌레펠트 대 베르더 브레멘 경기도중 충격적인 일이 벌어진다.
빌레펠트의 공격 상황에서 브레멘의 수비수인 노르베르트 시그만이 빌레펠트의 공격수인 에발트 리넨에게 거친 태클을 날렸고 시그만의 축구화의 스터드가 리넨의 허벅지를 갈라 리넨의 넙다리뼈가 완전히 드러났다.
리넨은 브레멘의 레하겔감독에게 곧바로 달려가 항의했고, 이내 고통을 주체하지 못하며 잔디에 누웠다. 정말 놀라운 점은, 이 태클에 대한 심판의 판정은 옐로카드였다는 점이다.
상처의 깊이는 무려 25cm라는 자료가 있었으며 23 바늘을 꿰매야 했다. 시그만은 이 태클로 인해 'Schlitzer'(슐리처, 슬래셔 slasher, 베는 사람)란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게 된다.
후에 리넨은 의도적으로 자신에게 거친 태클을 가하라고 레하겔이 지시했다며 공개적으로 비난했으며 심지어 레하겔을 고소하는 법적 조치를 취했으나, 실패했다.
시그만은 레하겔의 잘못임을 부인하며 과도한 동기부여와 자신의 경험 부족으로 인한 반칙이었다며 자신을 질책했다.
이 사건은 빌레펠트의 팬들을 분노케 하기 충분했고, 2차전에서 레하겔 감독은 방탄복을 착용하고 경찰들의 보호를 받은 채 빌레펠트를 상대해야 했다.
+ 이 일화의 흥미로운 점은 이 일이 벌어진 후에서도 찾을 수 있다.
레하겔 감독은 베르더 브레멘의 감독으로 가장 오래 집권하며 분데스리가 클럽 역대 최장기 집권 감독에(현재는 폴커 핑케에게 밀려 2위,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클럽 역대 최장기 집권 감독 40위) 빛나는 전설이 된다는 점
에발트 리넨은 부상 이후 17일 만에 훈련에 복귀했고 4주 만에 피치 위로 복귀했다는 점
노르베르트 시그만은 거친 플레이로 유명한 선수가 아니었으며, 퇴장당해본 적 없는 선수라는 점
두 선수가 같은 년도 출생이라는 점
태클을 당한 리넨은 40세 가까이 선수생활을 한 반면, 태클을 가한 시그만은 36세에 부상으로 은퇴한다는 점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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