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GzA1frXhMK8?si=jsBQX1zEylPxwY6v&t=960
올해의 UEFA 유럽 축구 선수권 대회 4강, 잉글랜드 대 네덜란드 경기를 돌려봤다. 두 팀 모두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진을 갖추고 있는 국가들이었으나 선수들의 명성에 비해 경기력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던 중이었다.
네덜란드는 버질 반다이크, 스테판 더브레이, 네이선 아케라는 운동능력과 의사소통 능력을 모두 갖춘 3명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전술을 들고 나왔다. 네덜란드의 특징적인 부분은 수비시에 기본적으로 상대를 압박하기 보단 뒤로 물러서 진영을 탄탄하게 굳는 전술을 활용했으며 경기장을 3등분 했을 때의 3/2 지점 중 자신들의 진영에 위치한 상대 선수가 공을 가지고 전진하려할 시에 수비수나 미드필더가 자신에게 주어진 영역을 지역 수비함으로 해당 선수의 전진을 막거나 해당 선수를 압박함으로 공을 탈취해내 상대에게 기회를 주지 않고자 했다는 점이다.
경기는 7분에 네덜란드의 선제 득점, 18분에 잉글랜드의 페널티킥 동점골로 1:1 상황이 만들어 졌으나, 양팀의 수비가 견고해 추가적인 득점이 발생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속적인 공수전환으로 선수들의 체력이 무너져 내려가는 89분경에 놀라운 일어났다.
잉글랜드의 공격전개 상황이었는데, 잉글랜드의 수비형 미드필더 데클란 라이스가 경기장의 3/2 지점 중 네덜란드 진영에 위치한 미드필더 코비 마이누에게 패스를 넣어주려고 하자 수비진에 위치해있던 네덜란드의 미드필더 티자니 라인더르스가 전진해 코비 마이누를 압박했다.
네덜란드의 골문 방향을 바라본채 공을 받질 못하도록 만드려고 한 것이었다. 그런데, 패스를 받으려고 하던 마이누가 그만 볼 컨트롤 실수를 범해 공을 흘렸고 이 흐른 공이 또 잉글랜드의 콜 파머에게 향하게 되었다. 결국 압박을 하던 라인더르스는 무용지물이 되어버렸고 콜파머는 이 공을 받고 네덜란드 골대 방향을 바라보게 된다.
갑작스런 실수에서 발생한 상황이긴 했으나, 능숙한 판단 능력을 갖추고 있던 네덜란드 수비수 셋은 패스를 받기 위해 침투하는 선수들을 빠르게 대인 마크했다. 이 대인 마킹으로 발생한 하프스페이스를 활용해 콜 파머가 잉글랜드의 센터 포워드인 올리 왓킨스에게 패스를 찔러 주었고 박스안에서 잉글랜드는 찬스를 맞이하게 된다. 더브레이가 왓킨스가 네덜란드의 골대를 바라보지 못하도록 만드는 훌륭한 포지셔닝이 있었고 네덜란드의 수비진이 왓킨스의 패스 루트에 있는 선수들을 전부 대인 마크하고 있었기 때문에 득점으로 이어지긴 힘들어보였지만 말이다.
그러나 왓킨슨은 슛이 들어갈 수 있는 각도를 포기하면서 순간적으로 더브레이로부터 골대를 바라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벌어냈다. 그리고 과감하게 먼쪽 포스트를 향해 슛을 날렸고 공이 골대에 들어갈만한 각도가 극한적이었던 슛이 기적적으로 더브레이의 다리 사이를 통과하고 골키퍼 바르트 페르브뤼헌의 손까지 통과하며 골대에 들어가게 되었다.
나의 관점에서 장면을 분석하면서 세 가지 생각이 들었다.
1. 실수가 곧 기회가 되는 순간이 있으니 섣불리 포기하지 말고 기회로 바꿀 수 있도록 해야한다. (코비 마이누의 볼 컨트롤 미스가 잉글랜드에게 기회로 돌아간 것)
2. 완벽하게 준비했다고 생각하더라도 실패는 올 수 있다. 그러니 계속해서 노력해 한없이 완벽에 가까워져야할 뿐이다. (네덜란드 수비진의 훌륭한 대처였으나 결과적으로 잉글랜드가 득점하게 됨)
3. 때로는 확률을 고려해 머뭇거리기 보단 시도를 우선시 해야할 때가 있다. (슛 각도를 줄이는 선택을 하면서까지 과감하게 슛을 시도하고 성공한 올리 왓킨스)
글: 파울리노 하나 (정원길)
이메일: 9cruyff14@gmail.com
인스타그램: paulino_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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