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트발 잡담

[부트발 잡담] 야말결핍

파울리노 하나 2024. 11. 24. 08:16

보고 눈 붙이려 했는데, 그냥 붙일 수는 없겠네요.

지난번에 페북 피드에 시즌 초반 축구선수 순위 탑 3은 하피냐, 야말, 레비라고 적었었습니다.

조금 시간이 지난 지금도 그 생각엔 변함없어요. 다만 야말의 위치에 대한 생각은 조금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이탈한 지금에 이르러.


제가 위의 셋 순위를 매겨보자면 하피냐 야말 레비 순입니다. 레비는 득점력은 가장 뛰어나지만 아무래도 저 셋 중에선 경기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의 영향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야말은 영향력에서는 저 셋 중 제일이지만 하피냐에 비해선 직접적인 득점에 대한 기여도가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피냐 플레이의 기술적인 완성도와 플릭 축구에서의 필요성이 야말과 대등한 수준이라고 생각되기도 하고요.


근데 현재 팀 상태에서의 의존도로 따지면 야말에게 가장 큰 의존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바르셀로나가 이걸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선수 평가에도 영향을 미칠 거라는 거죠.

우측의 폭을 제공하며 중앙에서의 즉흥적인 움직임을 통해 찬스를 만들어내는 선수가 바르셀로나에는 야말밖에 없습니다.
하피냐가 바르셀로나 초기처럼 우측 윙에 있는다 해도 전에 실망스러운 모습을 이미 보여준 적이 있고 (*물론 하피냐 플레이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던 왼발 의존 성향은 마무리나 패스 등의 상황에서 나아졌으나, 상대 수비수와의 1대 1 상황에서 왼발에 대한 의존도를 얼마나 떨쳐낼 수 있을지는 다른 문제라고 생각함) 플릭은 하피냐를 우측 윙으로 쓸 생각도 없어 보입니다. 애초에 주 포지션이 라이트윙이었던 애를 플릭이 이렇게까지 라이트윙으로 쓰지 않는 것엔 단순 '중앙에 배치시켜서 자유롭게 풀어놓는 것이 더 잘한다는 것' 이외에도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다만 팀에서 야말에 대한 의존도가 높게 나타나는 게 야말의 기량이 탁월한 덕도 있지만 팀의 완성도 자체가 근본적인 이유라고 생각해서. 스쿼드 뎁스의 문제도 그렇고...

일단 마르틴과 발데가 좌측에서 폭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자원인데(*왼발잡이이기에 좌측에서의 전환이 빠른 템포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상대가 경계하게 한다는 점에서) 발데는 부상에, 마르틴은 공격 상황에서의 이해도가 떨어져서 폭 자체를 제공하질 못하는데 그것이 경험부족으로 인한 또 수비 상황에서의 문제로 이어지니깐 호러쇼를 낳고

그렇게 오늘처럼 마르틴 빼고 포트를 쓰면 포트는 기본 오른발이 주발이기에 넓은 폭과 빠른 템포의 전환을 기대하긴 힘든데, 야말마저 없으니깐 반대로 전환한 볼을 받을 대상이 없어집니다. (*우풀백인 쥘 쿤데는 공격적인 재능은 뛰어나지만 수비적인 책임이 막중하기에 공격진영에서 폭 제공해 있기도 힘듦. 야말처럼 자신이 올라갈 때까지 시간적 여유를 만들어낼 수 있으면서도 어느 정도 수비력을 갖춘 자원이 측면에 파트너로 있을 때, 시너지를 노려볼 수 있음)


그리고 이렇게 되면 중앙으로 계속 때려박게 되고 점점 더 이판사판이라는 거에 기대게 되는 거죠. 특히 수적 불리까지 떠 앉고 있다면 더더욱 더.

한 가지 가능성에 매몰되는 것은 오히려 그 가능성을 무디게 한다는 것이고, 그게 이번 셀타전에서 드러났다고 봅니다.

그 한가지 가능성이 야말이든 롱볼 투입이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