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최우수 선수는 세계 축구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그 반증으로 아시안컵 최우수 선수로 선정된 선수 중 대다수가 유럽파였거나 유럽에서 뛰고 있거나, 이를 계기로 유럽 진출 기회가 주어졌다. 즉, 아시안컵 MVP는 유럽 무대에서도 통할 수준의 기량을 지닌 선수가 선정된다는 것이다.
오늘은 아시안컵으로부터 아시아 최고의 재능으로 공인받은 MVP들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겠다.
1972 - 태국 아시안컵
풀네임: 에브라힘 아슈티아니
포지션: 라이트 백
국적: 이란
출생일: 1942년 1월 4일
클럽 경력:
1964 - 1968 샤힌
1968 - 1976 페르세폴리스
1969 - 1970 파이칸 (임대)
이란 국가대표 통산 경기: 35경기
이란 축구 역사상 최고의 라이트백 중 하나로, 체력이 뛰어나 공수를 활발히 오가면서도 상대 선수를 끈질기게 따라다니며 철통같이 막아내는 마커였다. 독일의 함부르크와 잉글랜드의 맨체스터 시티에게서 이적 제안을 받을 정도로 당시 아시아에서 독보적인 위치의 선수였다.
페르세폴리스의 주장일 시기에 1972 아시안컵에 참가한 에브라힘 아슈티아니는, 베테랑 선수다운 책임감으로 상대의 공격을 봉쇄했으며, 결승전에선 떠오르는 이회택, 차범근과 박수덕의 공격진이 이끌던 대한민국을 침몰시키는 데에 공헌하며 대회 MVP를 수상했다.
1976 - 이란 아시안컵
풀네임: 알리 파르빈
포지션: 공격형 미드필더
국적: 이란
출생일: 1947년 9월 25일
클럽 경력:
1965 - 1968 키안
1968 - 1970 파이칸
1970 - 1988 페르세폴리스
이란 국가대표 통산 경기: 76경기
이란 축구와 페르세폴리스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하나로, 넓은 시야와 뛰어난 기술력으로 직접 득점하거나 다양한 찬스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뛰어나 팬들에게 사랑받으며 술탄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알리 파르빈은 전성기를 달리고 있던 1976년에 조국에서 개최한 아시안컵에 참가하여 뛰어난 활약을 보였고, 결승전에선 쿠웨이트를 상대로 결승골을 기록 조국을 우승으로 이끌며 대회 MVP를 수상했다.
1984 - 싱가포르 아시안컵
풀네임: 자슈취안
포지션: 중앙 수비수(리베로), 수비형 미드필더
국적: 중국
출생일: 1963년 11월 9일
클럽 경력:
1976 - 1987 바이
1987 - 1989 파르티잔
1991 - 1992 PDRM FA
1992 - 1993 감바 오사카
중국 국가대표 통산 경기: 55경기
중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중앙 수비수 중 하나이자 아시아 축구의 선구자적인 인물로, 아시아 출신 중앙 수비수임에도 뛰어난 기술력과 날카로운 킥력을 지니고 있는 완성형 선수였기에 유고 슬라비아의 파르티잔으로 유럽에 진출할 정도로 실력적으로나 사고적으로나 다른 아시안들을 앞선 선수였다.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던 자슈취안은 1984 아시안컵에서 그 화룡점정을 찍는데, 수비수임에도 대회 득점왕과 MVP를 동시 석권하는 활약으로 중국을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특히 싱가포르전에서 터뜨린 중거리 선제 득점은 당시 아시아 축구 팬들에겐 아주 충격적인 득점이었다.
1988 - 카타르 아시안컵
풀네임: 김주성
포지션: 레프트 윙, 공격형 미드필더, 중앙 수비수(리베로)
국적: 대한민국
출생일: 1966년 1월 17일
클럽 경력:
1987 - 1999 부산 아이파크
1992 - 1994 VfL 보훔(임대)
대한민국 국가대표 통산 경기: 76경기
유상철 등장 이전 대한민국의 루드 굴리트와도 같은 선수로, 뛰어난 돌파력으로 상대를 뚫어내며 장발을 휘날리는 모습으로 인해, 아시아의 삼손, 야생마로 불렸다. 전술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나 공격, 중원, 수비 모든 위치를 소화할 수 있으면서도 각 위치에서 아시아 탑급의 플레이를 보여줬기에 독일 분데스리가로 진출할 수 있었다.
프로에 데뷔한 지 1년 만에 아시안컵 국가대표로 선발된 김주성은 뛰어난 돌파력을 보여주며 아시아 최고의 재능으로 주가를 올렸고, 한일전 득점을 비롯한 활약으로 마제드 압둘라를 제치고 대회 MVP를 수상한다.
1992 - 일본 아시안컵
풀네임: 미우라 카즈요시
포지션: 포워드
국적: 일본
출생일: 1967년 2월 26일
클럽 경력:
1986 산투스
1986 팔메이라스
1986 마쓰바라
1987 CRB
1987 - 1988 XV 드 자우
1988 - 1989 코리티바
1989 - 1990 산토스
1990 - 1998 베르디 가와사키
1994 - 1995 제노아 (임대)
1999 디나모 자그레브
1999 - 2000 교토 퍼플 상가
2001 - 2005 비셀 고베
2005 - 요코하마 FC
2005 시드니 FC (임대)
2022 스즈카 포인트 게터스 (임대)
2023 - 올리베이렌세 (임대)
일본 국가대표 통산 경기: 89경기
팬들로부터 킹 카즈라고 불리는 선수로, 일본 축구가 아시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점에 큰 역할을 한 선수다. 브라질 유학파답게 역동적인 페인트 동작과 스텝오버를 활용한 돌파 능력이 뛰어났으며 크진 않지만 단단한 몸을 잘 활용해 득점을 터뜨리는 선수였다.
브라질에서 프로 데뷔 후 한 팀에 자리 잡지 못하고 떠돌다가 자국의 베르디 가와사키로 이적하며 한 팀에 자리 잡기 시작한 카즈는 자국에서 개최된 1992 아시안컵 대표팀에 선발되었다. 이란을 상대로 득점을 터뜨리는 등 뛰어난 내용을 보이며, 조국을 처음으로 아시안컵 정상으로 이끌었고 대회 MVP 선정되었다.
1996 - 아랍 에미리트
풀네임: 호다다드 아지지
포지션: 포워드
국적: 이란
출생일: 1971년 6월 22일
클럽 경력:
1988 - 1993 아부모슬렘
1993 - 1995 파스 테헤란
1995 - 1997 바만
1996 - 1997 페르세폴리스
1997 - 2000 쾰른
2000 산호세 어스퀘이크
2001 알나스르
2001 - 2005 파스 테헤란
2005 아드미라
2005 - 2006 오그하브
2006 라 아한
이란 국가대표 통산 경기: 45경기
1990년대 이란 축구를 대표하는 선수 중 하나로, 키가 160대로 작았지만 낮은 무게 중심을 활용해 공을 다루는 섬세한 기술이 뛰어나 다양한 찬스를 만들어냈다.
1996 아시안컵에서 이란은 3위에 그쳤으나,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터뜨린 환상적인 득점을 비롯해 좋은 활약을 펼친 호다다드 아지지는 대회 MVP를 수상했다. 이 해에 아지지는 아시아 올해의 선수로도 선정되며 아시아 최정상에 올랐고, 아시안컵 대표팀 동료였던 알리 다에이(득점왕), 카림 바게리와 함께 독일 분데스리가로 진출한다.
2000 - 레바논 아시안컵
풀네임: 나나미 히로시
포지션: 중앙 미드필더, 공격형 미드필더
국적: 일본
출생일: 1972년 11월 28일
클럽 경력:
1995 - 2008 주빌로 이와타
1999 - 2000 베네치아 (임대)
2006 세레소 오사카 (임대)
2007 도쿄 베르디 (임대)
일본 국가대표 통산 경기: 67경기
주빌로 이와타의 원클럽맨으로, 탁월한 킥력을 앞세운 찬스 메이킹에 일가견이 있었다.
이와타에서 둥가와 좋은 호흡을 보이며 J리그 정상급 미드필더가 된 나나미 히로시는 2000 아시안컵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데, 이라크전에서 나온 환상적인 발리슛을 포함해 대회에서 3 득점을 기록하며 MVP를 수상했다.
2004 - 중국 아시안컵
풀네임: 나카무라 슌스케
포지션: 공격형 미드필더
국적: 일본
출생일: 1978년 6월 24일
클럽 경력:
1997 - 2002 요코하마 F. 마리노스
2002 - 2005 레지나
2005 - 2009 셀틱
2009 - 2010 에스파뇰
2010 - 2017 요코하마
2017 - 2019 주빌로 이와타
2019 - 2022 요코하마 FC
일본 국가대표 통산 경기: 98경기
2000년대 아시아 선수 중 최고의 왼발을 지녔던 왼발의 스페셜리스트로, 힘과 속도는 떨어졌지만, 센스가 있었으며 특장점인 프리킥을 비롯해 다양한 상황에서 왼발 패스와 킥을 활용해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탈리아 세리에의 레지나에서 활약하던 나카무라 슌스케는 오만전에선 감각적인 결승골을, 태국전에선 특장 기인 프리킥으로 환상적인 동점골을 기록하며 일본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2004년 토너먼트의 팀 선정에 이어 MVP를 수상했으며 이후 2007년 대회에서도 토너먼트의 팀에 선정된다.
2007 -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아시안컵
풀네임: 유니스 마흐무드 칼라프
포지션: 센터 포워드
국적: 이라크
출생일: 1983년 2월 3일
클럽 경력:
1999 - 2001 키르쿠크
2001 - 2003 알탈라바
2003 - 2004 알 와다
2004 - 2006 알코르
2006 - 2011 알 가라파
2008 - 알 아라비 (임대)
2011 - 2013 알와크라
2013 알 사드
2013 알 알리
2015 아르빌
2015 - 2016 알탈라바
이라크 국가대표 통산 경기: 148경기
당대 최고의 아시안 센터 포워드로, 공을 지켜낼 수 있는 발재간과 준족에 발과 머리를 가리지 않는 날카로운 결정력이 돋보이는 공격수였다.
2007년 당시 24세였던 유니스 마흐무드는 결승전에서 사우디를 상대로 넣은 결승골을 포함해 대회에서 4골을 득점하며 조국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아시안 컵 최초로 우승, 득점왕, MVP를 모두 석권한다. 결국 마흐무드는 2007 발롱도르 투표애서 유효표를 획득하는 기염을 토했고, 이는 2019년 손흥민 이전까지 유일한 아시아인 발롱도르 유효표 획득 사례였다.
2011 - 카타르 아시안컵
풀네임: 혼다 케이스케
포지션: 공격형 미드필더, 라이트 윙
국적: 일본
출생일: 1986년 6월 13일
클럽 경력:
2004 - 2007 나고야 그램퍼스 에이트
2008 - 2009 VVV-벤로
2010 - 2013 CSKA 모스크바
2014 - 2017 AC 밀란
2017 - 2018 파추카
2018 - 2019 멜버른 빅토리
2019 비테세
2020 보타포구
2021 포르티모넨스
2021 네프치 바쿠
2021 수두바 마리얌폴레
일본 국가대표 통산 경기: 98경기
2010년대 일본 최고의 축구 스타로, 왼발을 활용한 날카로운 패스와 데드볼 처리 능력이 발군이었으며 전술 이해도가 뛰어나 공격형 미드필더, 라이트 윙, 가짜 공격수, 후방 플레이메이커 등 다양한 위치에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었다. 드리블 돌파 능력과 중거리 슛이 위력적이기에 혼자서 득점을 창조해 낼 수 있었다.
2008-09 시즌에 벤로에서 에이르스터 디비지(네덜란드 2부 리그) MVP를 수상하고 러시아의 모스크바에서 전성기를 달리고 있던 혼다는 2011 아시안컵에서 아시아의 간판스타답게 대회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조국을 우승으로 이끌어 대회 MVP를 수상했다.
2015 - 오스트레일리아 아시안컵
풀네임: 마시모 코리 루옹고
포지션: 중앙 미드필더, 수비형 미드필더, 측면 미드필더
국적: 오스트레일리아
출생일: 1992년 9월 25일
클럽 경력:
2011 - 2013 토트넘 홋스퍼
2012 입스위치 타운 (임대)
2013 스윈던 타운 (임대)
2013 스윈던 타운 (임대)
2013 - 2015 스윈던 타운
2015 - 2019 퀸즈 파크 레인저스
2019 - 2022 셰필드 웬즈데이
2022 - 2023 미들즈브러
2023 - 입스위치 타운
오스트레일리아 국가대표 통산 경기: 45경기
축구 센스와 공을 다루는 섬세함, 많은 활동량, 강렬한 킥력이 장점인 선수로, 허리의 거의 모든 자리를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성도 갖추고 있다.
2015 아시안컵에 참가한 루옹고는 결승전에서 아시안컵 전경기 무실점을 노리던 한국을 상대로 좁은 공간을 비집고 중거리 골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대회에서 측면 돌파 후 컷백이나 중원에서의 탈압박 후 날카로운 킬패스로 다양한 찬스를 만들어내며 대회 MVP로 선정되었다.
2019 - 아랍 에미리트 아시안컵
풀네임: 알모에즈 알리 지날라비딘 압둘라
포지션: 센터 포워드, 윙
국적: 카타르
출생일: 1996년 8월 19일
클럽 경력:
2015 FC 파싱 / LASK 린츠 II
2015 - 2016 LASK
2016 쿨투랄 레오네사
2016- 알두하일
카타르 국가대표 통산 경기: 106경기
수단에서 카타르로 귀화한 선수로, 전성기에 접어든 나이에 이미 FIFA 센추리 클럽, 카타르 국가대표 역대 최다 득점자일 정도로 카타르 내에서의 입지는 절대적인지 오래다. 준족에 신체 탄력이 뛰어나 자세를 가리지 않고 위협적인 슈팅을 만들어낼 수 있다.
2019 아시안컵에 출전한 알모에즈 알리는 북한을 상대로 4골을 몰아치거나, 결승에서 일본을 상대로 바이시클 킥으로 득점을 터뜨리는 등 괴물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대회에서 총 9 득점을 기록하며 단일 대회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치우고 카타르를 우승으로 이끌며 유니스 마흐무드 다음으로 아시안컵에서 우승, 득점왕, MVP를 모두 석권하는 선수가 되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아시아의 축구 강호로 통했다.
이회택, 차범근, 김주성, 홍명보, 유상철, 박지성 등등.. 쭉 아시아 정상급 선수들을 배출한 것을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현재에 이르러선 세계를 무대로 한국인 선수가 중심적인 역할을 맡는 경우가 늘어나며 2024년의 대한민국은 웬만한 유럽 국가 못지않은 선수 전력을 갖추고 있다.
세계 축구에서 한국인의 입지가 넓어지는 동안 정작 아시아 무대를 평정하진 못했다. 1956 초대 아시안컵과 1960 아시안컵 이후 64년 동안 아시안컵을 우승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수많은 좌절을 겪었으며 어떤 때는 최강전력이라 불리며 우승 문턱까지 갔으나 결국은 우승에 실패하며 고배를 마셨다.
그렇게 이란이 앞질러 가더니, 사우디가 앞질러 가고, 1992년 자국이 개최한 대회의 우승을 시작으로 뒤늦게 '우리'를 따라잡기 시작한 일본은 어느샌가 아시안컵 역대 최다 우승을 기록하며 역대 최다 MVP를 배출한 국가로서 당당히 아시아의 왕으로 군림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의 좌절들은 정보로서 남아, 우리나라가 우승을 향해 나아가는 좋은 밑거름이 될 수 있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을 대한민국이 우승한다면 이란, 사우디와 함께 아시안컵 최다 우승 2위 국가가 된다. 이미 메달 개수로선 일본의 두 배를 보유하고 있는 아시안컵 메달 최다 보유국이기에, 역대 우승 2위와 메달 개수 1위 타이틀 정도면 아시아의 패자로 각인될만한 수치 아니겠는가?
부디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대한민국이 우승을 차지해 과거의 수많은 좌절들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음을 증명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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