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다사다난했던 23-24 시즌, 희보단 비가 많았지만 이젠 그걸 딛고 변화를 시도하려는 카탈루냐에 한 팀, FC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는 이번 시즌 정말 큰 변화들이 있었다. 축구 변방국인 폴란드의 라쿠프로 이적할 뻔했지만, 차비의 부름 하에 떠오른 신성 페르민 로페스와 "07년생 듀오" 라민 야말과 파우 쿠바르시라는 큰 보석들이 등장하며 22-23 시즌에 비해 영스타들이 가세하며 팀에게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럼에도 바르셀로나에 악재는 있었다. 부스케츠, 알바, 피케의 갑작스러운 이탈로 팀의 큰 구멍이 생기며 밸런스가 무너졌다. 특히 노쇠화되었어도 바르셀로나에게 엄청난 존재였던 부스케츠의 이탈을 이적시장에서 로메우로 대체하려 했지만, 역부족이었고 역대 최고의 피보테 중 한 명을 잃어버린 바르셀로나는 이번 시즌 큰 대가를 치렀다.
팀의 라이징스타인 페드리도 부상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며 본래 이미지였던 철강왕 프로필을 회복하지 못했고 가비 또한 차비 감독과 스페인 국가대표팀 감독인 데 라 푸엔테의 우매한 혹사로 십자인대 부상을 당하며 시즌이 끝난 현재까지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이외에도 수많은 선수들의 크고 작은 부상들로 팀의 베스트 11로 온전히 시즌을 보내지 못했다.
하지만 시즌 중 팬들이 굉장히 고무적이었던 것은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차비의 경험이 쌓이며 점점 경기력이 살아나는 모습이었다. 차비의 능력이 가장 잘 드러난 경기인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나폴리전과 8강 1차전 파리 생제르망을 상대로 한 경기였다. 당시 늦었긴 했지만 작게나마 레알 마드리드와의 라 리가 우승 경쟁을 두고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아마 바르셀로나 팬들에게 가장 큰 충격은 비야레알 전 이후 차비의 사임 발표와 경질 뉴스였을 것이다. 자신들의 홈구장인 몬주익 스타디움에서 대패를 당한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항상 존재했던 언론들의 공격으로 차비는 사임을 발표했다. 그런데, 라포르타 회장은 차비를 신뢰한다는 뉴스가 뜨기 시작하며 인터뷰로 차비와 잔류를 선언하며 이렇게 끝나나 싶었지만, 차비는 알메리아전을 앞두고 팀의 재정, 선수 영입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는 인터뷰를 하였다. 이에 라포르타는 차비의 인터뷰에 격노하며 순식간에 차비의 경질에 수뇌부들과 회의를 한 끝에 경질을 하게 되며 차비와의 2년간에 동행은 마무리되었다. 이로 인해 라포르타와 관련한 고위 수뇌부들은 바르셀로나 팬들에게 큰 질타를 받으며 아직도 비난을 받고 있다.
많이 웃고 많이 울었던 바르셀로나의 23-24 시즌, 우리는 이 시즌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2. 이적시장 평가
첫 번째로는 누가 들어왔고, 누가 나갔는지 살펴보자 (여름, 겨울 이적시장 모두 포함)
임대 복귀생들로는 AC 밀란에서 서지뇨 데스트, 오사수나에서 압데 에잘줄리, 토트넘에서 클레망 랑글레 등이 돌아왔다. 모두 특별한 활약 없이 돌아오며 바르셀로나에서 큰 쓰임새가 되진 못할 전망이었다. 바르셀로나 아틀레틱에서는 파블로 가비와 알레한드로 발데가 1군으로 승격되며 각각 등번호가 6번, 3번으로 변경되었다. 그러나 가비는 시즌 초반에는 팀의 핵심이었지만, 십자인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었고, 발데는 22-23 시즌에 비해 저조한 기량을 선보이다 부상을 당하며 시즌 아웃되고 만다.
집으로 돌아온 오리올 로메우, 하지만 폭망한 영입이 되었다. 부스케츠의 이탈로 인해 바르셀로나의 꽃인 피보테를 찾으려 했던 바르셀로나였다. 그리고 22-23 시즌 리그베스트급 기량을 선보인 로메우는 당시 파레호와 함께 영입 후보로 떠올랐고 바르셀로나는 라 마시아 출신이기도 했던 로메우를 선택했지만 결국 망한다.
바르셀로나는 FA 영입으로 라 리가에서 준수한 활약을 보여주던 빌바오의 핵심 수비수 이니고 마르티네스와 22-23 시즌 맨체스터 시티의 트레블에 큰 활약을 한 일카이 귄도안을 영입하며 22-23 시즌 단점이라 평가받던 왼발 센터백의 부재와 미드필더진의 득점력, 레반도프스키의 득점력을 분산시켜 줄 자원이었기에 더욱 기대가 컸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이니고 마르티네스는 부상으로 생각보다 많은 경기에 나오지 못하였고, 큰 경기에서 아쉬운 활약을 보여주었다.
그에 반해 귄도안은 시즌 초반에는 3선에서 뛰며 말 그대로 축구도사 같은 활약을 선보이며 부상으로 빠진 가비의 빈자리를 메꿔주었다. 그러나 귄도안의 백미는 역시 2선에서의 공격형 미드필더였고 레반도프스키와의 찰떡같은 궁합으로 공격에서의 다양성까지 보여주며 1990년생 현재 34살의 노장임에도 바르셀로나에서 쿤데와 같이 절대 빠져선 안 될 자원으로 등극하였다. 귄도안의 영입은 120% 성공이라 필자는 생각한다.
점점 커지는 브라질리언 영스타들의 눈을 들인 바르셀로나는 비토르 호키를 3천만 유로 (+ 옵션 3,100만 유로)로 겨울 합류를 조건으로 영입에 성공한다. 하지만 호키는 차비의 픽이 아니었던 것일까. 그의 기량 문제일까. 차비는 시간이 지날수록 호키를 일부러 기용하지 않는 것이 의심될 정도로 그를 등한시했다. 하지만 그의 기량이 문제라기엔 주어진 기회가 너무 적었다. 지금까지 결과론적으로 봤을 때 현재 바르셀로나로써는 나름 호키에게 기대를 걸며 영입한 거 같은데, 필자는 이 영입이 비니시우스, 발베르데, 호드리구같은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의 계속된 남미 영스타들의 영입 성공과 엔드릭의 영입으로 인한 "의식"으로 영입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호키의 잠재력을 무시하는 건 절대 아니다.)
마지막으로 주앙 듀오를 뺄 수 없다. 각각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맨체스터 시티에서 임대 온 주앙 펠릭스와 주앙 칸셀루는 시즌 초반 화려한 활약을 하며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혔다. 특히 둘 다 큰 경기에 강하여 터뜨려주는 득점포는 바르셀로나에 쏠쏠한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둘은 나란히 단점이 노출되며 현재 바르셀로나와 팬들의 눈 밖에 나고 있는 선수들이다. 22-23 시즌 차비의 공격 전술의 핵심이었던 우스망 뎀벨레의 이탈로 인한 윙어를 대체해야 했고, 대단한 잠재력을 갖고 있던 펠릭스와 아직까지 찾지 못한 알바와 알베스의 대체자를 칸셀루로 임시방편으로 대체하였다. 이들은 임대신분으로서 괜찮은 활약을 보였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들의 영입 시도 자체는 꽤 나쁘지 않은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다음은 판매 명단이다.
팀의 레전드인 세르히오 부스케츠의 계약 만료와 조르디 알바와의 계약 해지로 팀을 이탈한 둘은 메시와 수아레스의 인터 마이애미로 이적하였다. 또한 계륵으로 평가받던 사무엘 움티티와 콜야도까지 계약 해지에 성공하였고 팀에서 입지를 다지지 못하던 파블로 토레, 에릭 가르시아, 차리 리야드, 서지뇨 데스트, 안수 파티와 경험을 쌓기 위해 훌리안 아라우호까지 모두 임대를 보내며 팀의 머릿수를 확 줄여버리며 할 수 있는 방출은 싹 다 해버렸다. FA로 데려왔던 프랑크 케시에는 바르셀로나에 1,250만 유로를 안겨주며 알 아흘리로 이적한다. 케시에가 나가며 바르셀로나의 시즌 내내 문제였던 중원의 다양성과 뎁스에서 문제를 겪었다. 가비와 함께 떠오르며 21-22 시즌 가비, 페드리와 함께 바르셀로나의 미래 중원 중 하나일 거라고 평가받던 니코 곤잘레스가 끝내 포르투로 850만 유로로 이적한다. 많이 스텝업하지 못한 것이 꾸레들로써는 아쉬울 뿐이다.
21-22 시즌 차비의 감독 부임 이후 라이트 윙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전술에서도 핵심이었던 우스망 뎀벨레가 파리 생제르망으로 5,000만 유로로 이적했다. 뎀벨레는 차비 부임 이전까지만 해도 부상과 폼 하락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훈련 지각, 태도 이슈 등등으로 매 시즌 방출 1순위로 떠올랐다. 하지만 차비의 뎀벨레에게 신뢰를 주며 뎀벨레의 장점을 살려주었고 부활에 성공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모든 꾸레들은 뎀벨레에게 쌓였던 격노가 풀리는 중이었지만, 돌연 파리 생제르망으로 이적해버리며 자신을 믿고 기용해 준 차비 감독과 여러 가지 복합적인 문제들에 대해 끝까지 기다려주던 팬들은 그에 대해 완전히 고삐가 풀려버리며 '새로운 루이스 피구'가 생겼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그리고 그 분노는 챔피언스리그 8강전, 뎀벨레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득점에 성공한 후 셀레브레이션을 하며 누군가에겐 화룡점정, 다른 이에겐, 화사첨족 하며 뎀벨레와 바르셀로나는 완벽히 남남이 된다.)
총평을 하자면 여기선 논외이지만 22-23 시즌 도중 피케가 돌연 은퇴를 선언함과 이후 부스케츠와 알바의 이탈 등 바르셀로나의 핵심적인 포지션임과 동시에 대체선수를 찾지 못한 채 팀을 떠났다. 영입생 로메우는 부스케츠를 대체하지 못했으며 시즌 초반까지 뎀벨레의 부재를 커버하지 못했다. 레반도프스키의 차기 대체를 위해 엔드릭과 함께 브라질 리그 양대산맥이라 불리는 비토르 호케를 영입했으나 차비가 크게 기용하지 않으며 옵션 포함 6,000만 유로 공중분해라고 팬들은 비판했다.
그러나, 귄도안의 영입으로 미드필더의 다양성을 더했고, 왼발잡이 센터백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니고의 자유 계약 영입과 더불어 칸셀루와 펠릭스까지 임대로 데려오며 큰 지출없이 풀백과 센터백을 보강했다.
전체적으로 팀의 보강을 위해 달렸고 필요없는 자원들은 임대로 내치기도 했지만, 가장 중요한 포지션인 피보테를 대체하지 못함과 계속된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시즌 내내 위험함을 노출했다. 10점 만점에 6.5점을 주고 싶다.
3. 시스템
팀 평가에 앞서, 기본적인 바르셀로나의 시스템에 대해 살펴보겠다. 바르셀로나는 1-4-3-3 포메이션을 즐겨 사용하지만 공격 대형으론 1-3-2-5 혹은 4-2-5 대형을 이용한다.
선발 대형 상으로 왼쪽 윙의 포지션에 위치한 하피냐, 펠릭스, 토레스는 중앙으로 좁혀 들어와 레프트 인사이드 포워드에 위치하고 메짤라 중 하나가 높은 위치에서 라이트 인사이드 포워드로 위치하되 레프트 백이 높은 위치로 전진해 라이트 윙과 함께 날개의 역할을 해주어 두 인사이드 포워드는 레프트 백과 라이트 윙이 제공해 준 하프 스페이스를 공략한다. 이렇게 1-3-2-5 대형이 완성된다.
아라우호의 패스 실력과 압박 대처 능력이 아쉽기 때문에 상대의 압박이 거셀 때엔 테어슈테겐이 수비라인에 가담해 4백을 형성해 압박을 풀어가기도 하며 레반도프스키가 순간적으로 수비를 끌고 중원으로 이동하면 그 빈 공간을 인사이드 포워드가 파고드는 패턴을 자주 보여준다.
수비 시엔 레프트 백이 복귀해 4백을 형성하고 양 윙이 측면 수비가담을 해 1-4-4-2 대형을 형성한다. 하지만 이 경우 공수 전환 시 긴 동선으로 인해 레프트백의 체력적 부담이 커지게 된다. 후반기에 주앙 칸셀루가 수비적으로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던 것은 칸셀루 본인의 수비력 문제도 있겠으나 전술적인 이유도 있었던 것이다.
4. 팀 평가
평가 기준
S: 월드 베스트급
A: 리그 베스트급 or 팀에 대한 기여도가 매우 높은 경우
B: 기대보다 좋은 활약을 보인 경우
C: 기대한 만큼의 활약을 보인 경우
D: 기대에 비해 좋지 않은 활약을 보인 경우
F: 팀에 있을 가치를 느끼지 못한 경우
GK
1. 마르크안드레 테어슈테겐: A-
키퍼의 부상 결장은 치명적이지만 복귀 후의 영향력과 플레이에서 여전히 세계 최고의 골리임을 보여줬다. 로날드 아라우호의 부족한 볼플레잉과 조율 능력을 쿠바르시와 함께 메꿔냈다. 이냐키 페냐의 아쉬운 의사소통 능력과 빌드업 기여도를 본 사람들은 테어슈테겐의 클래스를 명확하게 느낄 수 있었던 시즌이었을 것이다.
13. 이냐키 페냐: F+
바르셀로나 팬들의 페냐에 대한 기대가 무너진 시즌이었다. 기본적으로 반사신경이 뛰어나, 선방 실력은 갖추고 있었으나 수비진과의 의사소통 부분과 공을 지니고 있을 때의 압박을 대하는 수동적 태도로 수비라인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팀의 부담을 배로 만들었다. 테어슈테겐의 빈자리를 전혀 메꿔내질 못했다. 그러나 다른 팀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골키퍼에게 높은 수준의 플레이메이킹 능력을 요구하는 바르셀로나 특성상 테어슈테겐의 빈자리를 메꿔내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DF
2. 주앙 칸셀루: B
차비 에르난데스 축구의 황태자 중 하나였으나, 후반기로 갈수록 전반기만큼의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했으며 고질적인 수비력 문제는 더 크게 드러냈다. 그 절정이 챔피언스 리그 8강 2차전에서의 역전 PK 허용. 그러나 공격적인 영향력과 온더볼 상황에서의 기술적 역량의 측면에선 근래 바르셀로나 레프트백 중 가장 으뜸임을 부정하긴 어렵다.
3. 알레한드로 발데: F
상대 선수들은 발데를 상대하는 법을 알고 있었으나 발데는 변한 것이 없었다. 직선적인 드리블은 모두 읽혀, 공격에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으며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심지어 부상으로 인해 일찍이 시즌에서 이탈해 버렸으니, 좋은 평가를 줄 순 없다.
4. 로날드 아라우호: D+
장점과는 달리 단점은 여실히 드러난 시즌이었다. 모든 팀들이 아라우호가 공을 소유할 때를 자신들의 기회로서 인지하고 있었다. 테어슈테겐이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엔 이냐키 페냐와의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불안한 모습을 보였으며 후반기엔 부정확한 판단을 보여주며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선 퇴장을 당해 팀의 탈락의 원흉이란 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8강 1차전에서 음바페를 꽁꽁 묶어낸 활약은 크게 평가받아 마땅하며 올 시즌 주전 수비수로 활약했다는 점을 생각해 D+ 등급을 주었다.
5. 이니고 마르티네스: D-
주전급 주급을 받고 있으나, 부상과 쿠바르시의 등장으로 인해 시즌의 반 정도만 소화했다. 분명 탁월한 조율 능력과 패스의 정확도를 갖추었으며 수비 시에 베테랑의 노련함을 보여주는 선수는 맞다. 그러나 부상으로 수비진의 옵션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질 못했다는 점은 확고한 감점 요소다.
17. 마르코스 알론소: F
계속되는 부상과 왼발 센터백 이니고의 보강으로 인해 시즌에 기여한 부분이 거의 없다.
23. 쥘 쿤데: A+
현시점 라 리가 최고의 수비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르셀로나 수비진 중 그 누구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으며, 뛰어난 공수 밸런스로 팀에 기여했다. 넓은 공간을 커버하는 쿤데의 수비적인 역량이 돋보인 시즌이라고 할 수 있으나, 풀백 활용을 잘하는 야말이 라이트 윙의 주전으로 자리 잡고 난 후엔 공격 작업에서 야말과 훌륭한 시너지를 보이기도 했다.
33. 파우 쿠바르시: A-
야말과 동급으로 간주돼야 될 재능이라고 필자는 평하고 싶다. 높은 레벨의 압박 속에서도 침착성을 유지하며 경기를 조율하는 모습과 높은 성공률의 공격적인 패스, 공간이 생기면 과감하게 전진하는 모습까지. 후반기 바르셀로나의 선전에 있어서 테어슈테겐과 함께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후반기로 갈수록 공중볼 처리가 개선되었으며, 적확한 수비 판단 능력을 보여줬다. 플레이의 질적인 측면에선 이미 베테랑에 가깝다고 보인다.
39. 엑토르 포르트: D-
오른쪽의 쿤데가 워낙에 굳건한 폼을 유지하고 있어서 레프트백으로 많이 출전했으나, 큰 문제없이 경기를 소화해 냈다. 훌륭한 판단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공수 밸런스가 잘 잡혀있다. 쿤데의 기량이 너무 뛰어나 확고한 주전으로 자리 잡진 못하겠으나, 차기 스페인의 우측면 수비를 담당할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바르셀로나가 놓쳐 버리기엔 아쉬운 재능이다.
MF
6. 가비: D
많은 활동량으로 넓은 범위를 적극적으로 커버하는 모습은 여전했다. 영리한 반칙성 플레이와 경기에 임하는 전투적인 태도는 시즌 초반, 절정의 폼을 보여주던 벨링엄을 효과적으로 봉쇄할 정도로 훌륭했다. 하지만 일찍이 부상으로 이탈했기에 전체 시즌에 대한 기여도면에서 다른 선수들보다 좋은 평가를 줄 순 없다.
8. 페드리 곤살레스: D+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결장했으며 복귀 후에도 경합 상황에서 부상을 우려하는 듯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본래 지니고 있던 넓은 시야와 공간인식 능력을 활용해 어떻게든 무마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긴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15. 크리스텐센: B+
본 위치가 아님에도 준수한 기량을 보여주긴 했으나, 이는 크리스텐센의 3선 미드필더로서의 능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오리올 로메우의 볼플레잉 능력과 공격지연 능력이 너무 떨어졌기 때문에 더 가까워 보인다. 후반기에 들어선 웬만한 수비형 미드필더만큼의 활약을 해주긴 했다만 여전히 상대팀들은 크리스텐센이 공을 잡았을 때를 기회로 인식한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수비형 미드필더에 대한 보강이 이뤄진다면 크리스텐센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할 이유가 있을지 의문이다. 또한 본자리인 센터백에는 쿠바르시라는 초신성이 등장해 버렸다. 여러모로 애매한 위치에 있는 선수.
16. 페르민 로페스: B
양발을 골고루 사용하는 모습은 페드리를, 경기에 임하는 태도는 가비를 연상시키는 선수다. 분명 중간에 침체기가 있었기 때문에 프리시즌 엘클라시코에서 보여준 만큼의 센세이션 한 활약은 하지 못했으나, 특히 양발로 뽑아내는 통렬한 중거리 슛 능력은 바르셀로나에게 부족했던 박스 타격 옵션을 안겨줬다. 챔피언스 리그에서 POTM에 뽑히기도 하고 후반기엔 박스 안으로 뛰어드는 영리한 움직임으로 여러 차례 기회들을 만들어내는 등 바르셀로나의 미래로 평가받기 충분한 모습을 보여줬다.
18. 오리올 로메우: F
이번 시즌 바르셀로나 최악의 선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선수. 하부 리그의 압박을 상대로도 침착한 판단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며 기존의 강점이었던 공격지연 능력도, 수비 시엔 무리한 시도로 불필요한 파울을 얻어내는 등 실망스러운 모습만을 보여줬다.
20. 세르지 로베르토: D+
하프 스페이스를 공략에 적극성을 띄며 즁요한 상황에서의 득점에 직접적인 기여를 몇 차례 보여줬다. 한창 안 좋았을 때보단 낫지만, 그래도 부상등의 문제로 들쑥날쑥하며 이전 시즌들과 마찬가지로 바르셀로나에서 뛰는 선수가 보여줄 수준에 머무르고 있진 않았다.
21. 프랭키 더용: B-
경기 조율과 드리블 전진, 수비 커버, 현대 축구에서 3선 자원에게 요구하는 거의 모든 부분을 훌륭한 수준으로 갖추고 있는, 세계 최고의 3선 미드필더였으나 계속되는 부상으로 인해 너무 많은 경기를 결장했다.
22. 일카이 귄도안: A
아마 대다수의 팬들이 뽑는 올 시즌 바르셀로나 최고의 선수일 것이다. 이제 노장의 축에 들어선 귄도안은 FA로 영입되었으나, 중원의 다른 선수들이 부상에 신음하는 상황에서도 귄도안 부상 없이 풀 시즌을 소화했으며 기회 창출면에서도 유럽 5대 리그에서 최상위에 위치했다. 바르셀로나의 공격 작업에 큰 공헌을 했으며 이적생임에도 라커룸 선수들의 기강을 잡아내는 베테랑의 면모까지 보이며 바르셀로나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FW
7. 페란 토레스: D
대부분의 경기를 교체 출전했음에도 11 득점 3 도움이란 준수한 스탯을 쌓았다. 포워드로서 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긴 했으나, 온더볼의 영향력은 여전히 현저히 떨어져 경기에 미치는 영향력이 부족했다.
9.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A-
전반기에 지난 시즌보다 중원 가담을 줄여 득점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나 Xg값보다 떨어지는 득점 수를 기록할 정도로 저조한 결정력을 보여주며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란 위상에 어울리지 않는 활약을 보였다. 그러나 후반기로 갈수록 중원 가담을 늘려 수비를 유인해 다른 포워드들의 침투 공간을 만들어내는 식으로 경기 영향력을 끌어올리더니, 후반기에 들어선 마무리 능력 또한 되찾아내어 득점왕 경쟁에 참여하기도 했다. 올 시즌 라 리가 공격 포인트 3위에 위치했다.
11. 하피냐: C+
단조로운 드리블 패턴과 지나친 킥에 대한 의존으로 인해 라민 야말에게서 오른쪽 윙 자리를 빼앗겼으나, 메짤라와 레프트 윙 등 팀에게 조금이라도 더 기여하기 위해 다양한 역할들을 맡았다. 특히 왼쪽 윙으로 출전했을 때 오른발 사용 빈도와 정확도가 늘어난 점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성장하는 단계의 활약을 보여줬을 뿐. 무르익어 만개하기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14. 주앙 펠릭스: D
뛰어난 창의성과 센스로 변수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이긴 했으나, 변수로 해결할 이유가 없는 상황에서도 무리한 시도를 자주 보였으며 수비에 대해서도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줬다. 다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상대할 때마다 득점에 성공해내며 승리를 이끌었다는 점은 평가 받아야 한다.
19. 비토르 호키: F+
유럽리그 경험조차 없는 05년생이 바르셀로나에 적응하기 위해선 더 많은 시간이 주어져야 한다. 기여도를 평가한다면 F대 일지 몰라도 경기에 임하는 태도에서 무언갈 보여주고자 하는 의지가 드러난다. 충분한 경험과 출전 시간이 보장된 후에 제대로 된 평가가 가능하다.
27. 라민 야말: A
이미 바르셀로나의 핵심 플레이 메이커라고 할 수 있다. 공격 템포의 조율과 창의적인 패스, 준족을 활용한 드리블 돌파로 다양한 찬스를 만들어내며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등 웬만한 프로 선수들보다 훨씬 더 베테랑 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데뷔 초에는 팬들로부터 체격이 왜소해 경합에 너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후반기로 갈수록 섬세한 볼 컨트롤 능력으로 그런 단점들을 상쇄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MANAGER
차비 에르난데스: C
후반기에 기세를 타고 팀을 정상적인 수준으로 올려놓은 것은 대단하다고 할 수 있겠으나, 그렇다해서 아쉬웠던 전반기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레알 마드리드외 지로나를 상대로 단 한 번도 승점을 챙겨 오지 못했으며 교체 판단에서도 아쉬움이 있었고, 수비 전환시의 토레스, 펠릭스의 느린 수비가담은 끝까지 안 고쳐졌다.
다만 왼발 의존도를 줄이고 하피냐를 다양한 위치에 기용하며 팀에 기여하게 한 점과 중원이 부상으로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크리스텐센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용해 나름 성공적인 결과를 거둔 점, 라민 야말, 파우 쿠바르시, 페르민 로페스, 엑토르 포르트, 기우 파스 등 라 마시아 출신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젊은 세대에게 경험을 주었고 곧장 야말, 쿠바르시, 로페스를 즉전감급으로 성장시켰다는 점은 가산점이 주어져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5. 마무리
2023-24 시즌은 성적으로 평가되기엔 아쉬운 시즌이다. 노쇠화로 썩어 문드러지던 팀은 지금 세계에서 가장 젊고 어린 팀이 되었다. 또한 차비의 시즌 도중 사임 결정을 계기로 차비의 유임을 목표로 하나되어 훌륭한 단합력을 보였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팬들에게 있어서 애증의 존재였던 차비 감독에게 고생했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 선수로선 부정할 수 없는 바르셀로나의 전설이었으나, 감독으로서 어린 때에 큰 클럽을 책임지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현시점 정상급 수비수인 쿤데의 영입과 함께 여러 어린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냈으며 어린 선수들에게 자신의 우상과 한 팀으로서의 소중한 경험도 안겨줬다.
이 시기가 거름이 될 것이다. 변화의 시발점이 될 것이다. 찰나의 감동보다 일순의 영광보다 훨씬 값진, 한 시대를 위한 거름이 될 것이다.
다가오는 새 시즌, 한지 플릭이 바르셀로나를 이끈다.
2019-20 시즌, 바이에른 뮌헨을 이끌던 플릭은 챔피언스 리그에서 바르셀로나를 8-2로 격파하며 바르셀로나가 세계 축구를 지배하던 시대의 종말을 선언했다. 그랬던 그가 이젠 바르셀로나의 지휘봉을 잡는다. 쿠만과 차비 세대를 거치며 리빌딩은 막바지에 이르렀다. 물론 감독의 전술에 정확하게 부합하지 않는 선수들도 있고 그들을 걸러내고 교체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그럼에도, 팬들은 새 시대의 막이 열리길 기대하고 있다.
2003년 레이카르트 이후 처음으로 바르셀로나 출신도, 스페인어권 출신도 아닌 인물이 바르셀로나의 지휘봉을 잡게 되었다. 현지의 언론과 팬들은 '이방인' 플릭과 그가 이끄는 바르셀로나에게 보다 높은 경기력과 성적을 요구할 것이다.
6관왕 구단과 6관왕 감독의 만남은 과연 어떤 결과를 낳게될까. 팬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르기 전에 새 시대를 열 수 있을까.
서론, 이적시장 평가: 호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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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남 - CR7wifffffffe
축구에서 선수 VS 선수를 주로 다루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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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팀 평가, 마무리: 파울리노 하나 (정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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